사월초팔일
음력 4월 초팔일은 석가의 탄신일로서 [욕불일]이라고도 한다. 이 날에는 불교도들은 절에 가서 석가의 탄신을 축하하는 의미의 연등을 켜고 불공을 드린다. 이날을 며칠 앞두고 가정이나 절에서는 여러 가지 등을 만든다. 상점에서 만들어 놓은 것을 사는 경우도 있다만 가정에서 만들 때에는 가족 수에 맞추어 여러 개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풍속은 신라시대부터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사찰을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다. 마당에 장대를 세워서 그 장대 위에는 꿩의 꼬리털을 꽂고 예쁘게 물들인 비단깃발을 세우는데 이것을 [호기]라고 한다. 그리고 이 깃발에 끈을 매어 등을 매다는 것이다.
사찰에서는 이 날 신도들이 모여서 엄숙한 기념행사를 실시한다. [욕불일]이란 이름에 어울리게 탄생불을 목욕시키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즉, 석가는 태어나자마자 곧 일어섯 7보를 걷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탄생불에 감차를 붓는 의식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신도들은 여러 가지 장식품을 만들어서 시내의 제등 행렬에 참가한다.
여름
한국의 여름은 크게 장마철과 한여름철로 나누어집니다. 초여름을 지나 6월 하순이 되면 차고 습한 오흐츠크해 기단과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의 충돌로 인해 동서로 길게 발달한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많은 비를 내리게 된다. 장마철에는 흐리고 습한 날씨로 인하여 일교차가 작으며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그러나 장마전선의 북상이 정체되거나 빠르게 한반도를 통과하는 경우에는 강수량이 적어 용수가 부족해지기도 한다.
7월 중순을 지나 장마전선이 중국동북지방으로 북상하게 되면 한반도 전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 남쪽은 높고 북쪽은 낮은 기압배치가 이루어지고 한여름에 접어들게 된다. 날씨는 맑고 무더워 밤에도 열대야가 계속되기도 하며 국지적으로 강한 상승기류가 발생하여 소나기가 자주 내린다. 태풍은 대개 한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2~3회 통과하면서 풍수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무더운 한여름 날씨를 견디기 위해서 한국인들은 전통 생활양식으로 삼베, 모시옷을 입으며, 소금이나 간장에 담근 염장식품을 즐겨먹는다. 또 요즘은 관공서나 화사들이 주 5일제를 실시하면서 여름휴가철에 휴양지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게 된다 그리고 이 계절의 세시 풍속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단오
5월 5일의 단오절은 중국에서 시작되고 한국을 거쳐 일본까지 전해진 풍속으로, 천중절이나 증오절 혹은 단양 등으로도 불리고 있다. 원래 농업의 풍양을 기원하는 제삿날이었지만 지금은 특히 농촌의 축제일이 되고 있다. 각 가정에서는 수리치 떡 등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다.
일본에서는 단오절에 천으로 한쌍의 잉어모양으로 만든 [고이노보리]를 세우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남자들은 씨름을 하고 여자들은 그네뛰기 등을 하며 즐긴다. 또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으면 윤기가 난다고 해서 여자아이들이 머리감기를 하는 것도 단오절 행사 가운데의 하나이다.
유두일
음력 6월 15일을 유두일이라 한다. [유두]라고 하는 것은 신라시대부터의 풍속으로 액막이로 [동쪽방향으로 흐르는 깨끗한 계천에 가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다]는 의미의 동유두목욕을 줄인 말이다. 이날에는 사람들은 하루를 맑은 마음으로 보낸다.이렇게 함으로써 불길한 것이 씻기고 여름을 타지 않고 무사히 보낼 수 있다고 믿었다. 이 날에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서 계류나 수원지를 찾아 풍류를 즐기는 것을 [유두연]이라고 한다.
이 계절은 새 과일이 나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수박이나 참외등을 수확해서 국수나 떡을 만들어 사당에 차려 놓고 제례를 지냈는데 이름 유두천신이라 한다. 유두일에 국수를 먹는 것은 여름을 타지 않고 오래 산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삼복
역법상의 하지(양력 6월 21일경)로부터 세 번째의 경일(간지의 일곱 번째)을 초복이라 말하며 네 번째의 경일을 중복, 그리고 입추(양력 8월 8일~9일경)부터 최초의 경일을 말복이라 해서 이들을 모두 합쳐 삼복이라 한다. 약 1개월에 걸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 시기를 [도요]라 말하고 있다. 여름의 [도요]라 하는 것은 입추(8월8일경) 전 18일을 말하지만 이것은 한국의 [초복]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일 년 중 가장 더우며, 이 때가 되면 더위를 피해 산이나 계곡으로 떠나는 사람이 많아진다.
일본에서는 또한 이 시기에 [도요 떡을 먹으면 힘이 치솟는다]고도하고 뱀장어구이를 잘 먹지만, 한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는 삼계탕과 개고기가 있다. 삼계탕은 닭의 배를 갈라서 인삼과 대추, 참쌀 등을 넣어서 푹 삶은 것으로 남ㄴ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많은 여름철 대표 보양식이다. 삼계탕 외에도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개고기를 먹으면 사기와 질병을 피할 수 있다고 하여 [보신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국 속담에 [심한 폭력을 가하는 것]을 [복날에 개 패듯 한다]고 하는데 이 시기는 이를테면 [개의 수난기]라고 할 수 있다. 개고기를 식용으로 한다는데 대해서 동물애호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이 시기에 찹쌀로 만든 경단을 넣은 팥죽을 먹는 곳도 있다. 팥죽은 사귀를 쫓는 음식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칠석
음력 7월 7일을 [칠석]이라 한다. 이날 밤 소녀들은 직녀성에게 바느질을 잘할 수 있게 빌며, 공부하는 소년들은 칠석을 제재로 삼아 시를 짓기도 했다. 이와 같이 소년소녀들이 견우성과 직녀성을 숭상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애절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갈리고 있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인 것이다. 그러나 은하수에 다리가 없기 때문에 서로 만날 수가 없다. 견우와 직녀의 이러한 애틋한 사정을 알고 매년 칠석날 밤이 되면 지상에 있는 까마귀와 까치가 하늘에 올라가서 은하수에 오작교를 걸어 준다. 이렇게 해서 견우와 직녀는 일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사랑을 이루기 전에 닭이 울고 동녘이 밝아지면 또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견우와 직녀는 또 일 년 동안 베를 짜고 밭을 갈면서 고독을 견디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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