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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다락방

악기연주의 형태, 솔로연주, 듀오연주, 트리오, 콰르텟, 퀸텟까지

by ▤♪▧♬▥ 2020. 5. 13.

 

 

 

대중음악이든 클래식이든 여럿이 악기를 들고 서 있으면 왠지 강렬한 뮤지션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비틀스도 현악 4중주단도 4명의 음악인이 모인 건 같은데 기타나 드럼을 연주하는 모습에서는 왠지 모를 자유로움이,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연주하는 모습에서는 딱딱함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의 옷차림이나 악기를 보면서 그들이 어떤 음악을 할지 상상할 수 있듯 클래식도 마찬가지이다. 10명이 넘는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면 '화려한 군무를 보여주겠구나'라고, 단정한 정장 차림의 그룹이 등장하면 '차분한 발라드를 부르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클래식 역시 몇 명이 어떤 콘셉트로 뭉쳤느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연주하고 다양한 소리의 조합이 가능해진다. 

 

독주연주

대중음악에도 여러 분야가 있지만, 쉽게는 솔로 가수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클래식에서 솔로의 개념은 독주로 보면 된다. 클래식을 전공한 연주자들은 공부를 마친 뒤 자신의 독주회를 가지며 기량을 펼쳐 보인다. 예를 들어 피아노 독주라 하면 무대 위에 피아노와 피아니스트만 존재하는 것이다. 

 

피아노 말고 다른 악기들의 독주는 어떤 모습일까? 이 경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같이 첼로 혼자 덩그러니 나와 연주할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피아노 반주를 동반한다. 또한 독주회에서는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협주곡을 오케스트라 대신 피아노 반주로 하는 경우도 많다.

 

서로 다른 연주자들이 뭉치는 연주

언제나 자기 자신과 싸우며 한 곡 한 곡 땀 흘리는 연주자들이 그룹처럼 한 무대에 설 때에는 어떻게 팀을 결성한 것일까? 물론 대규모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은 대개 국립이나 시립이지만, 정명화 · 정경화 · 정명훈 남매가 결성한 정트리오처럼 팀을 이뤄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자신의 독주 활동과 병행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그때그때의 연주회 콘셉트나 레퍼토리에 맞게 모여서 연습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들의 호흡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는 묘미도 있다.

 

클래식도 사랑노래, 듀오

대중음악에서는 '듀엣'하면 일단 남녀의 사랑 노래가 먼저 떠오른다. 남녀가 주거나 받거니 하다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면 사람들의 마음에 강하게 울리는 멋진 화음을 만들어낸다. '듀오'라는 말도 함께 쓴다.

 

클래식에서도 오페라의 남녀 아리아처럼 멋진 듀오 작품이 많은데, 성악뿐만 아니라 악기 연주도 마찬가지이다. 악기로 연주하는 기악곡의 경우에는 서로 대화하는 듯한 음악적 기법이 작품 안에 표현되어 있다. 또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두 악기가 연주할 때의 음색 대비도 효과적이다. 두 대의 피아노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곡처럼 같은 악기의 소리를 더욱 극대화한 음악도 아주 매력적이다.

 

 

각자 다른 개성 3인방, 트리오

예전부터 작곡가들이 즐겨 썼던 편성 중에 하나가 바로 트리오이다. 트리오는 3명의 연주자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도 작곡가들이 소리를 상상하며 곡을 뜰 때 고음 · 중간음 · 저음의 균형을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트리오의 대표적인 형태는 현악 3중주와 피아노 3중주이다. 현악 3중주는 3개의 현악기, 즉 바이올린(고음) · 비올라(중간음) · 첼로(저음)로 이루어진다. 피아노 3중주는 바이올린과 첼로에 건반악기인 피아노가 들어감으로써 반주를 할 뿐 아니라 화음을 풍성하게 해 주고 균형을 맞춰준다. 목관 3중주는 어떨까? 플루트(고음) · 클라리넷(중간음) · 바순(저음)으로 이루어진다.

 

이밖에도 플루트 · 첼로 · 피아노의 3중주도 많이 연주하는 형태인데, 이것은 작곡가들이 점점 더 자유로운 악기의 조합을 생각해냈기 때문이다. 작곡가의 의도에 어울리는 음색이라면 트럼펫을 넣든 하프를 넣든 악기의 종류에는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세 악기의 개성을 빛내며 서로 조화롭게 소리 내는 트리오가 탄생하게 된다.

 

콰르텟과 퀸텟

한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K-POP이 대세인 듯하다. 심지어 유튜브에서는 음악 분야에 K-POP이 따로 생기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유난히 그룹 가수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멤버 수도 4~5명이 기본, 많게는 10명이 넘는 그룹도 있다. 악기 연주를 보여주는 밴드든 화려한 군무를 보여주는 댄스그룹이든 여러 명의 멤버가 각자 제 몫을 소화하며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듣기에도 보기에도 정말 멋지다.

 

클래식도 예로부터 여러 연주자를 위한 편성이 존재했다. 마치 K-POP 스타들처럼. 4명의 연주자는 '콰르텟', 5명의 연주자는 '퀸텟'이라고 한다. '스트링 콰르텟'은 현악 4중주라는 말로 제1 바이올린 · 제2 바이올린 · 비올라 · 첼로로 이루어진다. 4대의 현악기가 매우 풍부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작곡가들은 현악 4중주곡을 많이 남겼다. 또 현악 3중주에 피아노를 더한 피아노 4중주도 대표적인 4중주이다. 

 

'스트링 퀸텟'에는 어떤 악기가 하나 더 추가될까? 현악 5중주이니 이미 답을 알 것이다. 현악 4중주에 콘트라베이스를 더한 구성이다. 피아노 5중주라 하면 역시 현악 4중주에 피아노를 더한 것이다.

 

그럼 예외적인 퀴즈를 하나 풀어볼까? 목관 5중주에는 어떤 악기들이 들어갈까? 일단 목관악기들이 다 나올 것이다. 플루트 · 오보에 · 클라리넷 · 바순, 그리고 여기에 난데없이 커다란 호른이 들어간다. 호른은 금관악기지만 목관과도 잘 어울려 이쪽저쪽에서 제 역할을 다한다. 목관 5중주에서는 부드러운 음색으로 목관악기들의 빈틈을 채워준다. 

 

콰르텟, 퀸텟도 마찬가지로 꼭 틀에 박힌 형태가 아닌 다양한 악기가 어울릴 수 있고 또 다양한 장르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음악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모던 재즈 콰르텟이나 맨해튼 재즈 퀸텟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클래식도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다양한 시도들을 보여주는 것은 비단 클래식뿐만이 아니다. 모든 분야의 예술인들은 무척이나 다채로운 발상을 거듭한다. 이에 뒤질세라 클래식도 엄숙하고 지루하기만 한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무겁게만 느껴졌던 클래식 악기에 앰프를 연결해 더욱 강렬한 사운드를 연출할 때도 있고, 때로는 무대 퍼포먼스를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하기도 한다. 크로스오버 장르도 발달해, 클래식의 진지함을 깨고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도 많이 한다.

 

그중에서도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는 수차례 크로스오버 음반을 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요요마가 연주하는 피아졸라의 탱고는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가수 바비 맥퍼린과의 크로스오버 음반인 <허시>는 광고음악 등으로 많이 사용되어 익숙할 것이다. 

 

텔레비전 속의 친숙한 가수들처럼 클래식 연주자도 알고 보면 참 재밌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다. 멋진 사람들도 많다. 그들이 어떤 악기와 어떤 목소리로 어떻게 어우러져 음악을 하는지, 이제는 조금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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